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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칼럼 쓰는 법

글쓰기의 왕 2025. 4. 14. 16:18
칼럼

모 매체에 칼럼을 쓰는 일이 서너 달째다.

 
약간의 원고료와 함께 경험을 얻고자 시작한 일이었다. 그런데 신경이 쓰인다. 우선 한 달에 한 편도 아니고 일주일에 세 편을 쓰는 탓이다.
 
그래서 난 돈 받는 정도(?)만 쓴다.
 

구체적으로 원고료를 밝힐 수 없지만 굉장히 박하다.

 
기성 매체의 원고료라고 하기에는 한참 못 미친다. 거의 파트 타임 일자리라고 봐야 할 것이다. 실제로 이 매체가 원하는 것은 그 정도의 결과물(?)이다.
 
구색 갖추기라고 해야 할까. 적당한 토픽과 그에 어울리는 글을 원한다. 그러면 나도 이들의 요구에 맞춰 글을 쓸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정성 들여쓰기에는 시간도 없고 지식도 없다. 그런 까닭에 나는 모 포털의 뉴스 홈을 들락거리며 나름 화젯거리인(?) 토픽을 잡아 쓴다. 거의 시간당 임금을 맞추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그러나 때로 시간이 넘어간다. 실제로 내가 들이는 시간을 따져보니 시간당 최저 임금도 못 미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런 이유로 초반에 '빨리 그만둬야지'라는 생각밖에 없었다.
 
지금도 이 생각은 변함이 없다.
 
그래도 얻은 것이 있다.
 
칼럼 쓰기에 요령이 생겼다.
 

서당 개 삼 년이면 풍월을 읊는다 하니 방법이 생겼다.

 
가장 중요한 것은 토픽이다.
 
주제를 잡아야 한다. 매체의 요구에 따라 당일 주제로 한정한다. 앞서 고백했듯이 투고 주기 때문이다.
 
매체는 조회수에 집착한다. 그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가장 화젯거리인 주제를 잡는다. 기성 언론 매체에서 가장 많이 다루는 주제가 후보일 수밖에 없다. 하루 정도의 시차로 내 글이 공개되니 말이다. 주제만 잡으면 그 다음은 일사천리다.
 
참고로 내가 투고하는 매체는 주제를 미리 공유하도록 요구한다. 그 때문에 이 절차를 통과하기 위해서라도 대중이 관심 가질 만한 것을 선택해야 한다.
 
주제를 잡은 뒤에는 문제 설정, 자료 조사, 개요 작성 등이 이어진다.
 

칼럼을 쓰지만 개성을 온전히 담을 수는 없다.

 
해당 매체의 논조에 맞게 적당한 내용을 담아야 한다. 그래서 내가 선택한 방법은 줄타기다. 이런 이유로 강한 주장을 하지 않는다.
 
이때 자료 조사가 중요하다. 매체마다 관점이 다룰 수는 있기 때문이다. 물론 시차가 없으니 거의 단신 기사 위주다. 다만, 진보와 보수 매체를 번갈아 참고한다. 관점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덕분에 칼럼 쓰기를 한다는 명분으로 거의 모든 매체를 본다.
 
이런 결과로 적어도 내가 잡은 주제를 균형감 있게 볼 기회가 생겼다. 그러나 칼럼은 밋밋해진다. 앞서 말한 것처럼 강한 주장을 하지 않은 결과다.
 
얻는 게 있다면 잃는 게 있다.
 

칼럼의 구성은 뻔하다.

 
설명이거나 논증이다. 구체적으로는 현상을 설명하고 향후 전개를 예측하는 글을 쓰거나, 아니면 현상에 대한 이해를 토대로 가치 평가를 하는 글을 쓴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앞서 고백했듯이 평가하는 글을 쓰기가 쉽지 않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고 하지 않던가. 그러니 대개 첫 번째 분류의 글을 쓴다. 물론 대단한 식견이 있는 게 아니니 적당히 다른 매체에서 얻은 내용을 토대로 정리한다. 이 점에서 불만이 있다. 어느 정도의 좋은 글이 나오려면 공부가 필요한데 말이다. 그래도 지금까지 식견을 토대로 쓸 수밖에 없다.
 
어차피 현실과 타협해야 한다. 시간과 주제 등 모든 것을 말이다. 쓰고 싶은 것이 아니라 읽고 싶은 것을 쓴다.
 
칼럼이란 줄타기다.
 
지금까지 내용을 간략히 요약해 보자.

  • 칼럼에서 토픽이 가장 중요하다.
  • 칼럼에서 개성을 지나치게 드러내지 말자.
  • 칼럼의 구성은 설명+예측이거나 설명+논증이다.